[부동산] 장기전세(시프트) 20년 만기, 보증금 3억으로 20년 산 사람의 손익을 숫자로 계산해보니

안녕하세요. 생활 속 경제 이야기를 숫자로 쉽게 풀어드리는 템휴입니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이른바 '시프트'가 도입 20년 만에 첫 만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내년 310가구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9,361가구가 최장 거주기간 20년을 채웁니다. 입주민 일부는 "보증금 3억 원 들고 어디로 가느냐"며 재계약이나 분양전환을 요구하고, 서울시는 "계약대로 예외 없이 퇴거"라는 입장입니다.

이 논쟁은 대부분 감정과 원칙의 언어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한쪽 편을 들지 않고 숫자만 놓아 보겠습니다. 보증금 3억 원으로 20년을 산 가구는 그동안 주거비를 얼마나 아꼈고, 만기 후 민간 전세로 옮기면 얼마가 더 드는지 계산했습니다.

이 글의 핵심

첫째, 현재 보증금 3억 원, 같은 집 민간 전세 7억 원을 가정하면 20년간 절감한 주거비는 약 1억3,200만 원입니다(기회비용 연 4% 기준).

둘째, 만기 후 같은 수준의 민간 전세로 옮기려면 4억 원이 더 필요하고, 이를 전세대출로 채우면 이자만 연 약 1,680만 원(월 약 140만 원)입니다.

셋째, 20년 절감액의 63%가 마지막 8년에 몰려 있습니다. 혜택이 가장 클 때 계약이 끝나는 구조가 이번 갈등의 숫자상 본질입니다.

1. 장기전세, 지금까지의 숫자

장기전세주택은 서울시가 2007년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입니다. 무주택 가구가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 보증금으로 입주해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며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습니다. 최초 모집공고와 계약서에 '최장 20년 거주, 분양전환 불가'가 명시돼 있습니다.

항목수치
누적 공급3만8,296가구
입주자 교체 포함 누적 거주 가구4만5,715가구
20년 만기 전 퇴거 가구1만5,529가구
그중 자발적 퇴거(주택 매수, 민간 전세 이동 등)82.4%
퇴거 가구 평균 거주기간7년 6개월
2026년 평균 보증금2억9,300만 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KB, 8월)7억1,178만 원(장기전세는 그 약 41%)

자료: 서울시(2026년 9월 8일 발표), KB부동산.

연도20272028202920302031합계
20년 만기 도래3106821,7472,4524,1709,361가구

자료: 서울시. 반환 주택은 새 장기전세와 신혼부부용 '미리내집' 등으로 재공급 예정.

만기 물량은 해마다 빠르게 늘어납니다. 2031년 한 해에만 4,170가구가 만기를 맞습니다. 올해 불거진 갈등이 앞으로 5년간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 계산 기준

개별 단지마다 보증금과 주변 시세가 다르기 때문에, 평균에 가까운 가상의 가구를 하나 정해 계산했습니다.

계산 대상: 현재 보증금 3억 원으로 20년 거주 후 만기를 맞는 가구(2026년 평균 보증금 2억9,300만 원에 가까운 값)

재계약마다 보증금을 상한인 5%씩 올렸다고 가정하면, 20년 전 최초 보증금은 약 1억9,340만 원입니다. 입주 당시 시세의 80%로 들어왔다고 보면 당시 같은 집 민간 전세는 약 2억4,170만 원입니다.

현재 같은 집 민간 전세는 7억 원으로 가정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수준입니다. 외곽 단지를 고려한 5억 원 가정도 함께 계산했습니다.

'절감한 주거비'는 민간 전세와 장기전세 보증금의 차액을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 즉 기회비용으로 계산했습니다. 기준은 연 4%이고, 3%와 5%도 함께 보여 드립니다.

3. 20년간 얼마나 아꼈나

2년 계약 단위로 장기전세 보증금과 같은 집 민간 전세의 차이를 계산했습니다(민간 전세 7억 원, 기회비용 연 4% 가정).

거주 기간장기전세 보증금같은 집 민간 전세2년간 절감액
1~2년 차1억9,338만 원2억4,173만 원387만 원
3~4년 차2억305만 원2억6,885만 원526만 원
5~6년 차2억1,320만 원2억9,901만 원686만 원
7~8년 차2억2,386만 원3억3,255만 원869만 원
9~10년 차2억3,506만 원3억6,986만 원1,078만 원
11~12년 차2억4,681만 원4억1,135만 원1,316만 원
13~14년 차2억5,915만 원4억5,750만 원1,587만 원
15~16년 차2억7,211만 원5억882만 원1,894만 원
17~18년 차2억8,571만 원5억6,591만 원2,242만 원
19~20년 차3억 원6억2,939만 원2,635만 원
20년 누적 절감액약 1억3,220만 원

민간 전세는 20년간 연 5.46%씩 올라 현재 7억 원이 된다고 가정. 절감액 = (민간 전세 − 장기전세 보증금) × 4% × 2년. 템휴 계산.

가정을 바꾸면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도 확인했습니다.

현재 같은 집 민간 전세기회비용 연 3%연 4%연 5%
5억 원(외곽 가정)약 5,960만 원약 7,950만 원약 9,940만 원
7억 원(서울 평균 수준)약 9,920만 원약 1억3,220만 원약 1억6,530만 원

20년 누적 절감액. 템휴 계산.

조건에 따라 약 6,000만 원에서 1억6,500만 원까지 벌어지지만, 어떤 가정에서도 20년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의 주거비를 아낀 셈입니다. 다만 이 돈이 통장에 남아 있으려면 아낀 만큼을 실제로 저축했어야 합니다.

실제 사례로 확인하면

2007년 처음 공급된 송파구 장기전세 전용 59㎡의 입주 당시 보증금은 약 1억500만 원이었습니다. 재계약마다 5%씩 올랐어도 현재 1억6천만 원대입니다. 같은 아파트의 현재 전셋값은 7억 원을 웃돕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20년 누적 절감액은 약 1억4,400만 원(기회비용 연 4%)으로, 앞의 가상 가구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4. 만기 후 민간 전세로 옮기면 얼마가 더 드나

문제는 만기 이후입니다. 보증금 3억 원을 돌려받아 비슷한 수준의 민간 전세로 옮기려면 차액을 마련해야 합니다.

옮겨 갈 집추가로 필요한 돈전세대출로 채울 때
(연 4.19%)
월세로 돌릴 때
(전환율 5%)
민간 전세 5억 원2억 원연 838만 원
(월 약 70만 원)
월 약 83만 원
민간 전세 7억 원4억 원연 1,676만 원
(월 약 140만 원)
월 약 167만 원

전세대출 금리는 한국은행 7월 예금은행 전세자금대출 평균. 전환율 5%는 기준금리 3.0%에 2%p를 더한 법정 전월세전환율 상한. 템휴 계산.

20년간 월세 없이 보증금만으로 살던 가구가 만기와 동시에 월 70만~170만 원을 새로 부담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 이사비, 중개보수까지 더해집니다. 전세대출은 소득과 보증기관에 따라 한도와 요건이 달라서, 필요한 금액을 모두 대출로 채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두 숫자를 맞대 보면 이렇습니다. 20년간 아낀 약 1억3,220만 원을 모두 모아 두었다면, 만기 후 늘어나는 연 1,676만 원의 이자를 약 7.9년 동안 감당할 수 있습니다. 민간 전세 5억 원 가정이라면 약 9.5년입니다. 결국 20년 동안의 혜택은 만기 후 8~10년 치 추가 비용과 비슷한 크기입니다.

5. 혜택이 가장 클 때 계약이 끝난다

3장의 표를 다시 보면 한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처음 2년의 절감액은 387만 원이지만 마지막 2년은 2,635만 원으로 약 6.8배입니다. 20년 누적 절감액 1억3,220만 원 가운데 63%인 약 8,360만 원이 마지막 8년에 발생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장기전세 보증금은 2년에 최대 5%만 오르는데, 민간 전세는 그보다 훨씬 빠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입주 때 시세의 80%였던 보증금이 20년 뒤에는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오래 살수록 혜택이 커지고, 그만큼 만기 때 민간 시장과의 격차도 커집니다.

이것이 이번 논쟁을 숫자로 본 본질입니다. 입주민 입장에서는 가장 큰 격차를 한꺼번에 떠안는 순간이고, 서울시와 대기자 입장에서는 가장 큰 혜택이 다음 사람에게 넘어가야 하는 순간입니다.

6. 양쪽 입장을 숫자로 정리하면

입주민 측은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무주택을 유지한 가구에 시세 80% 수준으로 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할 기회, 그리고 20년 거주 가구에 감정가 기준 분양전환 기회입니다. 같은 생활권에서 비슷한 집을 구하기 어렵고, 직장·학교·병원 등 20년간 쌓은 생활 기반을 옮겨야 한다는 점을 호소합니다.

서울시는 계약 단계부터 최장 20년과 분양전환 불가를 명시했고, 연장하면 입주를 기다리는 다른 무주택 가구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는 시민 73.9%가 만기 퇴거 원칙에 찬성했습니다. 다만 서울시가 직접 의뢰한 조사라 문항의 중립성은 따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고령이거나 거동이 불편한 입주민에게는 다른 공공임대를 안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오세훈 시장은 이를 극히 제한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참고할 만한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16~2021년 만기 전에 퇴거한 1,708가구를 조사했더니 72%가 자가로 이동했고, 이들의 평균 거주기간은 8년 4개월이었습니다. 다만 중간에 나간 가구의 결과라, 20년을 모두 채운 가구에도 같은 비율을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7. 만기를 앞둔 가구라면 확인할 것

  1. 내 숫자부터 계산합니다. 현재 보증금과 같은 생활권·면적의 민간 전세 시세 차이가 곧 추가로 필요한 금액입니다. 차액에 전세대출 금리를 곱하면 연간 추가 부담이 나옵니다.
  2. 대출 가능액을 미리 확인합니다. 전세대출은 보증기관과 소득에 따라 한도가 다릅니다. 만기 직전이 아니라 1년 전쯤 은행에서 예상 한도를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생활권을 넓혀 비교합니다. 같은 단지 인근만 고집하면 추가 비용이 가장 커집니다. 민간 전세 7억 원과 5억 원의 차이는 월 이자로 약 70만 원입니다.
  4. 공공임대 연계 여부를 확인합니다. 고령·거동 불편 가구 대상 안내 방안은 아직 검토 단계입니다. 해당 가능성이 있다면 SH공사에 미리 문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숫자만 놓고 보면 장기전세 20년은 분명한 혜택이었습니다. 보증금 3억 원 가구 기준으로 약 1억 원 안팎의 주거비를 아꼈습니다. 동시에 만기 후에는 월 70만~170만 원의 새로운 부담이 한꺼번에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혜택의 60% 이상은 마지막 8년에 몰려 있습니다.

누가 옳은지는 숫자가 정해주지 않습니다. 다만 앞으로 5년간 9천 가구 넘게 같은 계산서를 받게 된다는 점, 그리고 20년간 아낀 돈을 얼마나 모아 두었느냐가 만기 이후를 가른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20년이 긴 세월인 줄 알았는데, 너무 빨리 지나간다는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월급 받고, 월급으로 집을 구하는데, 걱정이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 템휴 였습니다.


본 글의 절감액과 추가 비용은 공개 통계와 가정치를 바탕으로 한 참고용 추정입니다. 재계약마다 보증금 5% 인상, 입주 시 시세의 80%, 민간 전세의 일정한 상승률, 기회비용 연 3~5%를 가정했으며, 실제 단지별 보증금과 시세는 다릅니다. 전세대출 금리는 2026년 7월 평균이고, 대출 한도와 요건은 개인별로 다릅니다.
참고 자료: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발표 자료(2026년 9월),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2026년 8월), 한국은행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2026년 7월), 한국경제·SBS Biz·파이낸셜뉴스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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