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주식만 1조, 39명 — 한국 부자 빌딩 꼭대기까지 올라가 보니

안녕하세요, 템휴입니다.

우리나라에 부자는 몇 명일까요. 1조 원 넘게 가진 사람은 몇 명이고, 5,000억 원이나 1,000억 원 이상은 몇 명일까요. 이 질문에 숫자 하나로 답해 주는 공식 통계는 없습니다. 부자를 재는 자가 기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은행 UBS는 집과 예금, 주식을 모두 더하고 빚을 뺀 순자산으로 셉니다. KB금융은 예금·주식·채권 같은 금융자산만 봅니다. 기업분석기관은 보유 주식의 가치로, 포브스는 보유 지분을 중심으로 한 순자산으로 줄을 세웁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자들을 층마다 바꿔 끼우면서, 한국의 부자를 한 채의 빌딩처럼 1층부터 옥상까지 올라가 보려고 합니다. 출발 전에 퀴즈 세 개를 드리겠습니다. 답은 본문 중간중간에 있습니다.

Q1. 2025년 말 기준, 상장주식만 1조 원어치 넘게 가진 한국인은 몇 명일까요? (① 9명 ② 39명 ③ 390명)

Q2. 주식 부자 상위 50명 가운데 회사를 직접 세운 창업자는 몇 명일까요? (① 5명 ② 11명 ③ 24명)

Q3. 포브스 '한국 50대 부자' 명단의 50위 안에 들려면 최소 얼마가 있어야 할까요? (① 약 5,000억 원 ② 약 1조 원 ③ 약 1조 5,000억 원)

1. 출발 전에: 부자를 재는 네 개의 자

층을 오르기 전에 자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이 글에 나오는 숫자는 아래 네 가지 기준 중 하나에서 나옵니다. 자가 다르면 같은 사람도 부자가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므로, 숫자마다 어떤 자로 잰 것인지를 함께 적겠습니다.

자무엇을 세나누가 발표하나최신 기준일
순자산 100만 달러부동산+금융자산−부채UBS 글로벌 자산 보고서2025년 말
금융자산 10억 원예금·주식·채권·보험 등KB금융 한국 부자 보고서2024년 말
상장주식 평가액국내 상장사 보유 지분 가치CEO스코어·한국CXO연구소매월·분기
순자산 10억 달러 등상장·비상장 지분과 기타 자산포브스매년 3월

KB 보고서는 매년 12월, UBS 보고서는 6월, 포브스 한국 50대 부자는 4월 무렵 발표됩니다. 주식 평가액은 주가에 따라 매일 바뀌므로 반드시 기준일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흔히 '억만장자'라고 부르는 사람은 10억 달러 이상을 가진 사람이고, 이것은 1조 원 부자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포브스 한국 50대 부자의 평가 기준일인 올해 3월 27일,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 종가는 1,508.9원이었습니다. 이 환율이면 10억 달러는 약 1조 5,089억 원이고, 1조 원은 약 6억 6,300만 달러입니다. 억만장자의 문턱이 1조 원 부자보다 1.5배쯤 높은 셈입니다.

2. 한눈에 보는 부자 빌딩 층별 안내

먼저 빌딩 전체의 층별 안내판입니다. 아래층일수록 넓고, 위로 갈수록 좁아집니다.

층입주 조건인원기준일·출처
옥상상장주식 약 46조 원1명2026.9.30, CEO스코어
6층상장주식 1조 원 이상39명2025.12.19, CEO스코어
5층상장주식 5,000억 원 이상최소 68명(추정)2025.12.19, 순위로 역산
4층금융자산 300억 원 이상1만 1,000명2024년 말, KB
3층금융자산 100억~300억 원3만 2,000명2024년 말, KB
2층금융자산 10억~100억 원43만 2,000명2024년 말, KB
1층순자산 100만 달러 이상약 132만 명2025년 말, UBS

층마다 자와 기준일이 달라 정확한 포함 관계가 아니라 규모를 가늠하기 위한 표입니다. 5층은 공식 집계가 아니라 템휴의 추정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주식부호 40위가 9,746억 원, 68위가 5,408억 원이었으므로 5,000억 원 이상은 적어도 68명입니다. 6층의 1조 원 이상 39명과 40위 9,746억 원은 서로 맞아떨어집니다.

상장주식 1,000억 원 이상을 가진 사람의 전체 숫자는 최근 공개된 집계가 없습니다. 참고할 만한 숫자는 두 가지입니다. 재벌닷컴이 2011년 말 기준으로 집계했을 때 1,000억 원 이상 주식부자는 177명, 그중 1조 원 이상은 16명이었습니다. 그리고 2025년 한 해 동안 새로 상장한 회사에서만 1,000억 원 이상 주주가 19명 나왔습니다. 1,000억 원 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새 입주자가 계속 들어오는 층입니다.

3. 1층: 백만장자 132만 명, 그리고 '평균의 함정'

1층은 순자산 100만 달러, 우리 돈 약 15억 원 이상인 사람들입니다. UBS의 2026 글로벌 자산 보고서에서 2025년 말 한국의 백만장자는 131만 7,000명으로 세계 9위였습니다. 1년 전 보고서의 130만 1,000명·10위에서 한 계단 올랐습니다.

같은 보고서에는 눈에 띄는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2020년 이후 물가를 뺀 한국의 성인 1인당 평균자산 증가율이 50%를 넘어, 조사 대상 56개국 중 1위였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한국인 모두가 빠르게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중간에 있는 사람의 자산(중위자산) 증가율은 12%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2025년 말 한국금액세계 순위
성인 1인당 평균자산31만 1,260달러19위
성인 1인당 중위자산10만 1,739달러18위
평균 ÷ 중위약 3.06배—

출처: UBS 글로벌 자산 보고서 2026 보도자료(2026.6.30), 헤럴드경제(2026.6.30), Visual Capitalist의 UBS 국가별 백만장자 정리. 2026 보고서에는 캐나다 수치가 따로 없어 2025년 수치(209만 8,000명)를 넣어 셌으며, 캐나다를 빼고 세면 한국은 8위입니다. 평균÷중위는 템휴 계산.

평균이 중위의 3배라는 것은 소수의 큰 부자가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1층은 넓지만, 평균 숫자만 보고 '요즘은 다들 부자'라고 생각하면 실제 분포와 어긋납니다. 이 빌딩의 위층으로 갈수록 그 소수가 누구인지 드러납니다.

4. 2~4층: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47만 6,000명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부동산을 빼고 금융자산만 10억 원 이상인 사람을 '부자'로 정의합니다. 2024년 말 기준 47만 6,000명, 전체 인구의 0.92%입니다.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11년 13만 명에서 3배 넘게 늘었습니다. 이들이 가진 금융자산은 3,066조 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가계 금융자산 5,041조 원의 60.8%입니다. 인구의 1%가 안 되는 사람들이 가계 금융자산의 60%를 가진 구조이고, 1인당 평균은 64억 4,000만 원입니다. 사는 곳은 서울이 43.7%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에게 '진짜 부자의 기준'을 물으면 대답은 거의 해마다 같습니다. 2012년 이 질문을 처음 한 이후 2016·2019·2020년을 빼고는 모두 총자산 100억 원이었습니다. 금융자산만으로 이 기준을 넘는 사람은 3층과 4층을 합친 4만 3,000명이고, 나머지는 집과 건물까지 더해야 100억 원에 닿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부를 쌓았는지도 바뀌고 있습니다. 2025년 보고서에서 부의 원천은 사업소득이 34.5%로 1위, 부동산 투자가 22.0%로 2위, 금융투자가 16.8%로 3위였습니다. 금융투자 비중은 2020년 보고서의 6.8%에서 2.5배로 커졌습니다. '부동산으로 부자가 되던 시대'에서 '사업과 주식으로 부자가 되는 시대'로 무게중심이 옮겨 가는 중입니다. 참고로 2024년 보고서에서 부자들은 평균 42세에 7억 4,000만 원의 종잣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출처: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5 한국 부자 보고서'(2025.12.14 발간, 2024년 말 기준), 같은 연구소 '2024 한국 부자 보고서'. 예년처럼 2026년판이 12월에 나오면 2~4층 숫자가 갱신됩니다.

5. 5~6층: 주식 1조 클럽 39명

이제 자를 금융자산에서 상장주식으로 바꿉니다. CEO스코어가 상장사 주주별 보유 주식 가치를 조사한 결과, 상장주식만 1조 원 넘게 가진 사람은 2024년 말 26명에서 2025년 12월 19일 39명으로 1년 새 13명(50%) 늘었습니다. Q1의 답은 ② 39명입니다.

1조 원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아 보겠습니다. 연봉 5,000만 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으면 1조 원까지 2만 년이 걸립니다. KB 보고서의 비율로 역산한 인구 약 5,170만 명으로 나누면, 1조 클럽은 약 133만 명 중 1명입니다. 2011년 말 1조 원 이상 주식부자가 16명이었으니(재벌닷컴 집계), 집계 기관은 다르지만 14년 사이 2.4배가 된 셈입니다.

이 층이 빠르게 붐빈 이유는 주식시장입니다. 포브스 한국 50대 부자 명단을 보면 변화가 더 선명합니다.

포브스 한국 50대 부자2025년2026년변화
50명 재산 합계990억 달러1,750억 달러+77%
50위 커트라인6억 6,500만 달러10억 달러+50%
재산이 늘어난 사람—50명 중 34명—
새로 들어온 사람—7명(바이오 3명)—

출처: 포브스 'Korea's 50 Richest 2026' 보도자료(2026.4.13). 2026년 순자산은 3월 27일 주가·환율 기준이며 가족 합산 재산도 포함합니다. 포브스는 지난 12개월 동안 코스피가 두 배 넘게 올라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년 사이 50위의 문턱이 6억 6,500만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올라, 올해는 50명 전원이 억만장자입니다. 기준일인 3월 27일 환율(1,508.9원)로 환산하면 약 1조 5,089억 원입니다. Q3의 답은 ③ 약 1조 5,000억 원입니다. 작년의 문턱은 올해의 3분의 2 수준이었습니다.

새 입주자를 가장 많이 실어 나르는 엘리베이터는 상장입니다. 한국CXO연구소가 2025년 새로 상장한 121개 회사의 개인 주주를 조사했더니, 2026년 1월 16일 기준 주식 가치 100억 원을 넘는 사람이 119명이었습니다. 그중 1조 원 이상이 1명, 1,000억~1조 원이 18명이었고, 30대도 12명 있었습니다. 1조 원을 넘긴 한 사람은 바이오 기업 에임드바이오의 최대주주 남도현 최고기술책임자로, 보유 주식 가치가 약 1조 2,168억 원이었습니다.

6. 옥상: 상위 10명과 46조 원

빌딩 꼭대기입니다. 2026년 9월 30일 기준 상장주식 가치 상위 10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순위이름보유주식 가치부의 출발점
1이재용 삼성전자 회장45조 9,895억 원승계
2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19조 5,955억 원승계
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8조 681억 원승계
4이서현 삼성물산 사장16조 8,965억 원승계
5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12조 3,455억 원승계
6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8조 2,203억 원승계
7최태원 SK 회장7조 6,412억 원승계
8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6조 8,923억 원승계
9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6조 5,765억 원승계
10김병훈 에이피알 대표4조 3,750억 원창업

출처: CEO스코어데일리 '이달의 주식부호'(2026.10.6, 9월 30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사 보유 지분만 집계). '부의 출발점'은 템휴 분류로, 창업주의 자녀·손자녀·배우자로서 지분을 이어받은 경우를 '승계', 본인이 회사를 세운 경우를 '창업'으로 나눴습니다.

1위 한 사람의 주식 가치는 연봉 5,000만 원으로 약 92만 년을 모아야 닿는 금액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상위 100명의 보유주식 가치 합계는 247조 3,449억 원이었는데, 상위 10명이 그중 59.3%를, 삼성가 네 사람(1~4위)이 100조 5,496억 원으로 40.7%를 차지했습니다. 옥상의 공기는 아래층과 밀도가 다릅니다.

이 표에 포브스 한국 부자 2위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없는 이유도 자의 차이입니다. CEO스코어 순위는 국내 상장 주식만 세는데, 김 회장의 재산은 비상장 사모펀드 운용사 지분이 중심입니다. 포브스는 비상장 지분과 해외 국적이지만 한국과 연고가 깊은 인물까지 포함하므로 순위가 달라집니다. 어떤 순위표를 보든 '무엇을 세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7. 반전 하나: '상속의 나라'에서 창업자가 절반으로

10년 전 한국 부자를 설명하는 단어는 '상속'이었습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억만장자 중 상속으로 부를 얻은 사람의 비율은 74.1%였습니다. 세계 평균 30.4%, 미국 28.9%, 일본 18.5%, 중국 2%와 비교하면 차이가 큽니다. 세계 억만장자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 가운데서는 한국의 상속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리더스인덱스가 상장·비상장 주식을 모두 평가해 주식 자산 상위 50명을 뽑아 보니, 회사를 직접 세운 창업자가 2015년 말 11명(22%)에서 2025년 말 24명(48%)으로 늘었습니다. Q2의 답은 ③ 24명입니다.

주식 자산 상위 50명2015년 말2025년 말
창업자11명(22%)24명(48%)
평균 나이59.2세62.5세
여성7명4명
최연소—1988년생 2명(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김대헌 호반그룹 사장)
창업자 업종(2025)—바이오·화장품 6, 건설 5, IT·게임·엔터 5, 금융 3 등
10년간 새로 들어온 사람—32명(창업 21명, 상속 11명)

출처: 리더스인덱스 조사(쿠키뉴스 2026.1.6 보도, 2015.12.30과 2025.12.30 비교). 상장주식은 평가일 주가, 비상장 주식은 직전 결산 순자산가치 기준. PIIE 보고서는 2014년 억만장자 자료 기준입니다. 참고로 포브스 2026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서는 전체의 67%가 자수성가형이었습니다.

10년 동안 상위 50명에 새로 들어온 32명 가운데 21명이 창업자였습니다. 새 자리를 창업자가 3분의 2 가까이 가져간 것입니다. 그런데 범위를 상위 10명으로 좁히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리더스인덱스 조사에서 창업자 중 가장 높은 순위는 8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었고, 상위 10명 가운데 창업자는 서정진 회장, 김범석 쿠팡Inc 의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3명이었습니다. 상장주식만 센 앞의 9월 말 옥상 표에서는 10위 김병훈 대표 한 명뿐입니다. 같은 자료 안에서 비교해도 상위 50명 중 창업자는 48%인데 상위 10명 중에서는 30%입니다. 꼭대기로 갈수록 승계형의 비중이 커지는 것입니다. 아래층은 빠르게 바뀌고 있지만 옥상은 아직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것, 이것이 지금 한국 부의 지도를 요약하는 문장일 것입니다.

덧붙이면, '1조 클럽 39명 중 창업자는 몇 명인가'에 대한 공개 집계는 없습니다. 위의 24명은 상장·비상장을 합친 상위 50명 기준이므로 상장주식만 센 39명과 섞어 쓰면 안 됩니다.

8. 반전 둘: 롤러코스터 위의 부자들

주식으로 쌓은 재산은 주가와 함께 움직입니다. 올해는 그 진폭이 유난히 컸습니다. 3월 9일에는 중동발 전쟁과 유가 충격으로 코스피가 장중 8%대까지 떨어져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20분 거래 정지)까지 발동됐고, 이날 종가는 5.96% 하락한 5,251.87이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펩타이드 바이오 기업 케어젠의 정용지 대표입니다. 포브스가 3월 1일 주가 기준으로 발표한 2026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서 정 대표는 117억 달러로 세계 268위, 한국인 중에서는 이재용 회장 다음인 2위였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낯선 이름이 한국 2위 부자로 오른 것입니다. 그런데 4주 뒤인 3월 27일 기준 포브스 한국 50대 부자 명단에서 정 대표는 22억 5,000만 달러로 26위였습니다. 같은 포브스의 평가인데 한 달 사이 다섯 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케어젠 주가는 이후 6개월 만에 70% 급락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두 명단은 기준일(3월 1일·3월 27일)과 집계 방식이 달라, 117억 달러와 22억 5,000만 달러의 차이를 모두 주가 하락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느 날, 어떤 방식으로 재느냐에 따라 순위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례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포브스 한국 10위에 오른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도 비슷합니다. 평가 당시 1주에 111만 원이던 삼천당제약 주가는 4월 중순 보도 시점에 50만 원대로 내려가 있었습니다. 9월 한 달만 봐도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의 주식 가치는 21.2%,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17.2% 줄었고, 반대로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16.3% 늘었습니다. 주식 부자 순위는 기준일 하루를 찍은 사진입니다. 이 글의 모든 숫자에 날짜를 붙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9. 반전 셋: 새로 엘리베이터에 탄 사람들

올해 위층으로 올라간 사람들은 대부분 반도체와 바이오 쪽입니다. AI 붐으로 메모리 반도체와 장비 수요가 커진 흐름이 그대로 부자 명단에 찍혔습니다.

인물회사포브스 2026이야기
곽동신한미반도체11위, 57억 달러재산 1년 새 4배 넘게 증가, 22위에서 11위로. 9월 말 상장주식 기준으로는 6위
성규동이오테크닉스49위, 10억 3,000만 달러1989년 안양에서 창업한 전기공학자. 문턱 10억 달러를 3,000만 달러 차이로 통과
이상훈에이비엘바이오39위, 14억 달러2025년 11월 일라이 릴리와 26억 달러 규모 계약, 첫 진입
송치형두나무25위, 23억 달러네이버와 주식교환 합의 후 재산 2배 이상

출처: 포브스 'Korea's 50 Richest 2026' 보도자료(3월 27일 기준), CEO스코어데일리(2026.10.6).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교환 예정일은 2027년 3월 31일로 연기된 상태입니다.

나이 쪽에서도 변화가 보입니다. CEO스코어가 2025년 12월 기준으로 30세 이하 상장주식 부자 상위 100명을 뽑았더니,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뷔·정국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30세 이하 중 1,000억 원을 넘긴 사람은 3명이었습니다.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회사, 신약 기술을 파는 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주식이 모두 같은 빌딩의 엘리베이터 버튼이 된 셈입니다.

템휴의 정리

층별 인원: 순자산 100만 달러 이상 약 132만 명 →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47만 6,000명 → 금융자산 300억 원 이상 1만 1,000명 → 상장주식 5,000억 원 이상 최소 68명(추정) → 상장주식 1조 원 이상 39명 → 옥상 1명(약 46조 원).

문턱: 억만장자(10억 달러)는 3월 27일 환율로 약 1조 5,089억 원으로, 1조 원 부자보다 1.5배 높습니다. 포브스 한국 50위 문턱은 1년 새 50% 올랐습니다.

반전: 주식 자산 상위 50명 중 창업자는 10년 새 22%에서 48%로 늘었지만, 상위 10명으로 좁히면 3명(상장주식만 센 9월 말 순위로는 1명)입니다.

변동: 포브스 3월 1일 세계 명단에서 한국 2위(117억 달러)였던 부자가 3월 27일 한국 명단에서는 26위(22억 5,000만 달러)였습니다. 부자 순위는 기준일의 사진입니다.

갱신: KB 보고서 12월, 포브스 한국 50대 부자 4월, UBS 보고서 6월. 1,000억 원 이상 전체 인원은 현재 공개 집계가 없습니다.

부자의 수를 세다 보면 결국 '무엇으로 셀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순자산으로 세면 132만 명이고, 주식으로 세면 39명입니다. 1층의 문턱(약 15억 원)과 옥상(약 46조 원) 사이에는 3만 배가 넘는 거리가 있고, 그 거리를 잇는 엘리베이터는 예전에는 상속 하나였지만 지금은 창업과 상장이라는 버튼이 더 늘었습니다. 다만 옥상 문은 아직 잘 열리지 않습니다. 12월에 새 KB 보고서가 나오면 2층부터 다시 세어 보겠습니다.

이상, 템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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