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불꽃 파이터즈' 아저씨 야구에 열광하는 진짜 이유?

안녕하세요. 생활 속 경제 이야기를 숫자로 쉽게 풀어드리는 템휴입니다.

은퇴한 선수들이 모여 야구를 합니다. 그런데 고척 스카이돔 직관 티켓이 팔리고, 유니폼과 굿즈가 나가고, 유튜브 조회수가 웬만한 방송 프로그램을 넘습니다. 이 현상을 두고 대부분의 글은 "야구에 진심인 아저씨들의 투혼"이라는 감성으로 설명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절반만 본 것입니다. 이 팀이 굴러가는 진짜 이유는 비용 구조, 공급 통제, IP 소유권이라는 세 가지 경제 장치에 있습니다. 오늘은 이 세 가지를 KBO 10개 구단의 실제 감사보고서 숫자와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먼저 짚고 갑니다. 이 프로그램을 다루는 글 상당수가 이름부터 틀리고, 이미 바뀐 규칙을 지금도 유효한 것처럼 쓰고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많이 혼용되는데, 둘은 다른 이름입니다.

  • 불꽃야구: 프로그램 이름입니다. 2026년 현재는 시즌2, 즉 '불꽃야구2'가 진행 중입니다.
  • 불꽃 파이터즈: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선수단(팀) 이름입니다.
  • 스튜디오C1: 제작사입니다. 연출은 장시원 PD입니다.

전작인 '최강야구'는 2022년 6월 JTBC에서 첫 방송돼 시즌3까지 이어졌고, 최고 시청률 4.4%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장시원 PD가 채널A를 나와 JTBC로 이적해 만든 첫 예능"이라는 설명인데, 정확하지 않습니다. 장 PD는 방송사로 이적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제작사(스튜디오C1)를 세우고 JTBC와 공동제작 형태로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 구조의 차이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소송의 핵심입니다. 방송사 소속 PD의 작품이면 저작권 귀속이 단순하지만, 공동제작이면 누가 무엇을 소유하는지가 계약서 해석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보도 기준으로 분쟁 경과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시점내용
2024년 3월JTBC가 스튜디오C1과의 계약 종료를 발표. JTBC는 제작비 중복 청구 등 신뢰관계 훼손을 주장했고, 장시원 PD 측은 턴키 계약이라 과다청구가 불가능하며 오히려 직관 수익이 배분되지 않았다고 반박
2025년 3월JTBC가 장시원 PD와 스튜디오C1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등 소송 제기.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상표권 침해, 공동제작 계약 및 부속합의서 위반, 주주간 계약 위반 등을 주장
2025년 6월동일한 내용으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 재판부의 화해권고로 조정 절차가 있었으나 결렬
2025년 12월법원이 가처분을 일부 인용. '불꽃야구' 명칭을 제목으로 쓰거나 '불꽃 파이터즈' 선수단이 등장하는 영상물의 제작·전송·판매·유통이 금지됨
2026년 2월본안 소송 첫 변론기일 진행. 스튜디오C1은 '불꽃야구'가 새로운 아이디어이며 보호받을 독자적 포맷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 JTBC는 투자로 일군 성과의 무단 사용이라는 입장

각 시점의 언론 보도를 종합. 소송은 진행 중이며, 이 글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사실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이 상황의 의미는 분명합니다. 콘텐츠 사업의 자산은 카메라도 구장도 아니고 IP(지식재산권)입니다. 그 IP의 귀속이 법원에서 다퉈지고 있다는 것은, 이 사업의 기업가치 대부분이 판결 하나에 연동돼 있다는 뜻입니다. 시청률이나 승률보다 훨씬 큰 변수입니다.

비교 항목KBO 프로야구 구단불꽃야구(불꽃 파이터즈)차이가 만들어내는 결과
인건비 성격FA·다년 계약 중심의 고정비. 부진하거나 부상이어도 계약 기간 내내 지급출연료 중심의 가변비. 계약 단위가 시즌 또는 회차구단은 성적과 비용이 분리되고, 불꽃야구는 비용을 수요에 맞춰 조절할 수 있음
선수 조달신인 드래프트, FA 시장, 외국인 선수 영입은퇴 선수 및 공개 모집(트라이아웃). 2026 시즌2는 전 선수단을 공개 모집으로 재구성프로 시장에서 몸값이 정리된 인력을 쓰기 때문에 조달 원가가 근본적으로 낮음
경기 공급량팀당 정규시즌 144경기, 리그 전체 연 720경기공개 직관 경기는 시즌당 수차례 수준KBO는 접근성이 높고, 불꽃야구는 희소성이 높음. 좌석 단가 결정력이 갈림
수익 구조입장 수입, 중계권, 광고, 상품 판매. 다수 구단이 모기업 계열사 광고를 병행유튜브 등 플랫폼 수익, 직관 티켓, 상품 판매, 협찬, 게임 등 컬래버구단은 리그 공동 수익이 있고, 불꽃야구는 자체 판매 비중이 높음
손실 시 완충 장치모기업 지원과 리그 배분금없음. 제작사 자체 자금과 콘텐츠 수익으로 해결불꽃야구는 흥행이 꺾이면 곧바로 존속 문제로 직결
최대 리스크성적 부진과 모기업 사정IP 소송 결과, 선수단 노화, 플랫폼 의존리스크의 종류 자체가 다름

KBO 항목은 KBO 공식 집계 및 각 구단 2025년 감사보고서 기준, 불꽃야구 항목은 제작사 공지와 언론 보도 기준입니다. 스튜디오C1은 재무를 공개하지 않으므로 금액 비교는 하지 않았습니다.

KBO 구단이 짊어지는 가장 무거운 항목은 선수단 연봉입니다. 성격상 고정비여서, 성적이 나빠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부상이면 오히려 지출만 남습니다.

불꽃 파이터즈의 출발점은 정반대입니다. 이 팀의 구성원은 프로 시장에서 이미 계약 관계가 종료된 은퇴 선수들입니다. 회계 용어를 빌리면 구단 입장에서 감가상각이 끝난 자산입니다. 신체 능력은 전성기에서 내려왔지만, 대중이 기억하는 이름값과 기술적 숙련도라는 무형 자산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 2026 시즌2에서는 선수단 전원을 공개 모집으로 다시 뽑았습니다. 서류 심사와 개별 테스트, 자체 청백전을 거쳐 김성근 감독이 최종 구성을 확정하는 방식입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인력을 시장 가격이 아니라 경쟁 선발로 조달하는 구조이고, 이는 조달 원가를 낮추는 동시에 '누가 살아남느냐'라는 이야깃거리까지 콘텐츠로 확보하는 방식입니다.

과장하지 않고 짚어둘 점

출연료가 회당 얼마인지, 상대 팀 섭외 비용이 얼마인지는 공개된 자료가 없습니다. 인터넷에 도는 "출연료 회당 수백만 원", "상대 팀 섭외비 0원", "마진율 100%" 같은 표현은 모두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추정입니다. 스튜디오C1은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금액이 아니라 비용의 성격이 고정비가 아니라 가변비라는 구조까지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상징 같은 규칙이 "시즌 승률 7할을 달성하지 못하면 폐지"였습니다. 최강야구 시절부터 불꽃야구 시즌1까지 유지된 장치입니다.

그런데 2026년 시즌2에서는 이 규칙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습니다. JTBC와의 법적 분쟁으로 최강야구·불꽃야구 시즌1과의 연속성을 전제로 한 제도를 그대로 쓰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선수단을 전원 공개 모집으로 새로 꾸리면서, 목표도 승률 7할이 아닌 시즌 15승으로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7할 못 넘기면 폐지"를 전제로 쓴 글이 많은데, 시즌2를 보고 계신 분이라면 이 부분은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규칙의 형태는 바뀌었지만 경제적 기능은 같습니다. 일반적인 예능은 시청률이 나빠도 출연자의 손익에 즉각 반영되지 않습니다. 반면 이 프로그램은 성과 목표와 프로그램 존속을 묶어 놓았습니다.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시청 동기가 되고, 시청자는 관람객이 아니라 결과에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처럼 몰입하게 됩니다. 스포츠 중계가 드라마보다 붙잡는 힘이 강한 이유와 같은 원리입니다.

KBO는 한 팀이 144경기, 리그 전체로 연 720경기를 공급합니다. 보고 싶으면 대부분 볼 수 있습니다. 불꽃야구의 공개 직관 경기는 시즌당 수차례 수준입니다. 2026 시즌2는 4월 1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연천 미라클을 상대로 개막했고, 5월 2일에는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팀과 경기를 치렀습니다.

공급이 제한되면 가격 결정력이 올라갑니다. 실제 티켓 가격을 보겠습니다.

구분금액참고
KBO 평균 객단가약 14,632원2024 정규리그 720경기 입장 수입 1,593억 원을 관중 1,088만 7,705명으로 나눈 단순 평균
불꽃야구 외야석25,000원KBO 평균 객단가의 약 1.7배
불꽃야구 파이터즈석35,000원약 2.4배
불꽃야구 불꽃석38,000원약 2.6배
불꽃야구 스카이박스100,000원약 6.8배

불꽃야구 좌석 가격은 2026 시즌2 사직 경기 예매 기준으로 알려진 금액이며, 경기와 구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KBO 객단가는 구단별 좌석 등급 차이를 반영하지 않은 전체 평균이라 직접 비교가 아닌 참고치로 봐주시기 바랍니다.

연간 70경기가 넘는 홈경기를 파는 구단은 가격을 올리기 어렵습니다. 팬이 다음 주에 다시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즌에 몇 번뿐인 경기는 다릅니다. "이번에 못 보면 다음이 언제일지 모른다"는 조건이 가격 저항을 낮춥니다. 여기에 외부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자체 채널로 파는 구조를 더하면 중간 마진 누수도 줄어듭니다.

이 대목이 오늘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불꽃야구를 칭찬하는 글 대부분이 "KBO 구단은 매년 수백억 적자를 내고 모기업 지원금 없이는 굴러가지 않는다"를 전제로 깔고 있는데, 2025년 기준으로 이 전제는 사실과 다릅니다.

  • 2025 KBO 리그는 703경기에서 누적 관중 1,201만 9,267명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의 단일 시즌 1,200만 관중입니다.
  • 평균 관중은 1만 7,097명, 전체 좌석 점유율은 82.9%였습니다.
  • 각 구단 감사보고서 기준 9개 구단의 입장료 수입 합계는 1,356억 원에서 1,722억 원으로 1년 만에 27% 늘었습니다.
  • 2025년 영업적자를 낸 구단은 10개 중 5개이고, 규모도 LG 약 26억 원, KT 약 5.6억 원, KIA 약 5.3억 원, 삼성 약 1.9억 원, 한화 약 1.6억 원 수준입니다. '수백억 적자'와는 거리가 멉니다.
  • 롯데는 2015년 152억 8천만 원 영업적자에서 2025년 165억 6천만 원 영업이익으로 돌아섰고, 모기업 의존도는 같은 기간 59.4%에서 26.2%로 내려갔습니다.

다만 이 흑자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지적도 함께 봐야 공정합니다. 키움을 제외한 9개 구단은 여전히 계열사 광고 집행으로 운영 자금의 상당 부분을 채웁니다. 예를 들어 삼성 라이온즈의 2025년 광고 수입은 381억 1천만 원으로 입장 수입 221억 2천만 원, 사업 수입 280억 원보다 큽니다. 계열사 광고는 명목상 광고 매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모기업 지원 성격이 섞여 있다는 시각이 많고, 시장 가격으로 환산하면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144경기는 공급 과잉이라 한계 효용이 떨어진다"는 진단도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좌석 점유율 82.9%는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쪽에 가까운 숫자입니다. 두 사업은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관계가 아니라, 애초에 서로 다른 시장입니다. KBO는 연간 회원권 성격의 반복 소비 사업이고, 불꽃야구는 시즌에 몇 번뿐인 이벤트와 영상 콘텐츠 사업입니다.

  • IP 리스크: 2025년 12월 가처분 일부 인용으로 명칭과 선수단 노출이 제한된 전례가 있습니다.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사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 선수단 노화: 은퇴 선수를 쓰는 구조는 원가에 유리하지만, 부상과 기량 저하가 매 시즌 누적됩니다. 트라이아웃으로 교체하면 원가는 유지되지만 이름값이라는 무형 자산은 줄어듭니다.
  • 서사 의존: 승패 그 자체보다 이야기로 소비되는 콘텐츠여서, 이야기가 반복되면 피로도가 빠르게 옵니다.
  • 플랫폼 의존: 유튜브 중심 유통은 유통 비용이 낮은 대신 정책과 알고리즘 변화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 완충 장치 부재: 모기업도 리그 배분금도 없습니다. 흥행이 한 시즌만 꺾여도 곧바로 존속 문제로 이어집니다.
  1. 불꽃야구의 강점은 감동이 아니라 고정비를 가변비로 바꾼 비용 구조입니다.
  2. 승률 7할 규칙은 시즌2에서 시즌 15승 목표로 바뀌었습니다. 장치의 형태는 바뀌었지만 '실패 가능성을 상품화한다'는 기능은 그대로입니다.
  3. 공급을 조여 좌석 단가를 KBO 평균 객단가의 1.7배에서 6.8배까지 끌어올렸습니다.
  4. 반면 KBO 구단은 이미 적자 사업이 아닙니다. 1,200만 관중과 입장 수입 27% 증가가 그 증거이고, 다만 계열사 광고라는 착시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5. 이 사업의 승부처는 그라운드가 아니라 법원과 IP 소유권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보태자면, 저는 한동안 야구에서 멀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다시 보게 된 계기가 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선수들이 몸에 마이크를 달고 사투리까지 섞어가며 편하게 말하는 장면이 재미있어서, 요즘은 매주 유튜브로 챙겨 봅니다.

없던 시장을 만들어 실행에 옮긴 기획력에는 박수를 보냅니다. 다만 숫자로 뜯어보면, 이 팀이 다음 시즌에도 그라운드에 설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것은 타율도 승률도 아닌 계약서와 판결문이라는 점이 조금 서늘하게 다가옵니다.

오늘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공감과 이웃 추가 부탁드립니다. 다음에도 생활 속 돈 이야기를 숫자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은 2026년 9월 기준 공개된 언론 보도, KBO 공식 집계, 각 구단 감사보고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참고용 분석입니다. 스튜디오C1은 재무를 공개하지 않으므로 불꽃야구의 수익과 비용은 금액이 아닌 구조 차원에서만 다뤘습니다. JTBC와 스튜디오C1의 소송은 진행 중인 사안으로, 본 글은 어느 한쪽의 주장을 사실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티켓 가격과 경기 일정은 변동될 수 있으니 예매 전 공식 채널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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