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아파트 월세 51% — 전세가 사라진 자리를 숫자로 해부하다

안녕하세요, 템휴입니다.

오늘(10월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가 하나 나왔습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가 51.0%. 이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1~9월 누계 기준으로 월세가 전세를 앞선 것은 처음입니다. 뉴스는 "전세 시대가 저문다"는 제목을 달았는데, 저는 제목보다 분모와 분자가 궁금했습니다. 월세가 많아져서 51%가 된 것인지, 전세가 사라져서 51%가 된 것인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66만 원이라는 서울 평균 월세가 어떤 소득에 붙어야 감당이 되는 숫자인지, 세계의 세입자들과 비교하면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지까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1. 51%는 월세가 늘어서가 아니라 전세가 줄어서 나온 숫자

먼저 오늘 숫자의 구조입니다.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8만 7,740건, 전세 거래는 8만 4,287건입니다. 월세가 3,453건 더 많습니다. 그런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월세 거래도 2.8% 줄었습니다. 월세 비중을 끌어올린 것은 월세가 아니라 27.5% 급감한 전세 쪽입니다.

구분2025년 1~9월2026년 1~9월증감
월세 거래(반전세 포함)약 9만 300건8만 7,740건-2.8%
전세 거래약 11만 6,300건8만 4,287건-27.5%
전·월세 합계약 20만 6,500건17만 2,027건약 -17%
월세 비중43.7%51.0%+7.3%p

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2026.10.20 기준), 연합뉴스·SBS·파이낸셜뉴스 보도 종합. 2025년 수치는 보도된 올해 거래량과 증감률로 역산한 근사값이며,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때문에 9월분은 앞으로 소폭 늘어날 수 있습니다.

표를 보면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 전체가 1년 새 17% 가까이 줄었습니다. 월세 거래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동안 전세 거래만 3만 건 넘게 증발한 셈입니다. 비율이라는 것은 분자가 가만히 있어도 분모가 줄면 올라갑니다. 51%라는 숫자의 정체는 "사람들이 월세로 몰렸다"보다 "전세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에 가깝습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전세가 줄어든 자리가 월세 계약으로 메워진 것이 아니라 그냥 비어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계약을 못 한 세입자는 지금 사는 집에서 갱신을 했거나, 서울 밖으로 나갔거나, 아파트가 아닌 집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2. 2011년 이후 15년, 50%를 넘은 달은 몇 번이었나

월세 비중이 50%를 넘는 일은 올해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다만 과거에는 한 달 반짝이었고, 올해는 여러 달이 이어진다는 점이 다릅니다. 서울시 통계가 제공되는 2011년 1월부터 월별로 추적하면 이렇습니다.

시점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비고
2017년 연간34.4%국토부 실거래가 기준(다방 분석)
2022년 12월52.5%월 단위 첫 50% 돌파(금리 급등기)
2025년 연간44.5%연간 기준 역대 최고
2025년 12월50.0%월 단위 두 번째 50%
2026년 3월50.4%이후 3개월 연속 50%대(사상 처음)
2026년 4월50.2%
2026년 5월50.0%월세 8,539건 vs 전세 8,542건(3건 차이)
2026년 6월54.1%7월 15일 집계 기준, 신고 추가 시 변동
2026년 1~9월 누계51.0%1~9월 기준 첫 과반

출처: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파이낸셜뉴스(2026.7.3, 2011년 1월~2025년 12월 월별 자료 분석), 세계일보(2026.7.30), 다방(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 2026.6). 월세 비중은 보증부월세·반전세를 모두 월세로 집계한 값입니다.

2011년부터 2025년까지 180개월 중 월세 비중이 50%를 넘은 달은 딱 두 번이었습니다. 2022년 12월과 2025년 12월, 둘 다 12월입니다. 12월은 이사 비수기라 전세 거래가 유난히 적어 월세 비중이 일시적으로 튀는 달입니다. 그래서 작년까지는 "비수기 착시"로 설명이 됐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사 성수기인 3월부터 5월까지 내리 50% 안팎을 기록했고, 1~9월을 다 더해도 51%입니다. 계절 요인으로는 더 이상 설명이 안 되는 지점을 지났다는 뜻입니다. 2017년 34.4%에서 9년 만에 16.6%포인트가 올랐고, 최근 5년 평균(42.3%)과 비교해도 8.7%포인트 높습니다.

3. 25개 구 지도: 월세가 전세를 이긴 구, 1년 만에 4곳에서 13곳으로

서울 전체 평균보다 흥미로운 것은 구별 편차입니다. 작년 1~9월에 월세 거래가 전세보다 많았던 구는 금천·종로·중구·구로 4곳뿐이었습니다. 올해는 13곳, 25개 구의 절반을 넘겼습니다.

구분자치구2026년 1~9월 월세 비중비고
월세 비중 상위종로구65.6%서울 1위
중랑구64.9%작년 44.6% → 20.3%p 상승, 상승폭 1위
구로구63.1%
중구59.6%
금천구58.7%
새로 월세 우위강남구54.0%작년 48.6%, 월세 8,406건으로 전세 추월
50% 턱걸이광진구52.6%
영등포구50.2%
아직 전세 우위동작구46.0%
강서구45.6%
성북구44.7%
도봉구44.7%
양천구42.1%서울 최저

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치구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2026년 1~9월), 아시아경제·직썰·위키트리 보도(2026.10.20). 13개 구 전체 명단은 보도에 일부만 공개돼 상위·하위 구만 실었습니다.

중랑구의 변화가 가장 극적입니다. 1년 사이 월세 거래가 2,166건에서 4,151건으로 91.6% 늘고 전세는 2,687건에서 2,244건으로 16.5% 줄었습니다. 서울 전체가 "전세 감소형"인데 중랑구는 드물게 "월세 증가형"입니다.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라, 서울 안에서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수요가 월세로 바꿔 들어온 곳으로 읽힙니다. 반대로 강남구가 월세 우위로 넘어간 것은 다른 성격입니다. 강남은 전세 보증금 자체가 10억 원 안팎이라 전세대출 한도와 규제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곳이고, 집주인 입장에서도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 두는 것보다 월세로 받는 쪽이 유리해진 지역입니다. 양천구가 42.1%로 서울에서 전세 비중이 가장 높게 남아 있는 것도 눈에 띕니다. 목동 학군을 따라 몇 년씩 거주하는 수요가 많은 곳이라, 매달 나가는 월세보다 보증금을 묶어 두는 전세를 선호하는 성향이 아직 강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서울 안에서도 월세로 밀려 들어오는 구와 월세를 선택하는 구, 전세를 지키는 구가 동시에 존재합니다.

4. 월세 166만 원: 이 숫자가 감당되는 소득은 얼마인가

비중만 올라간 것이 아니라 금액도 올랐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 1,000원, 1년 전(144만 3,000원)보다 21만 8,000원(15.1%) 올랐습니다. 중위 월세는 120만 원에서 140만 원으로 16.7% 올랐습니다. 평균과 중위값 사이에 26만 원의 간격이 있다는 것은 평균을 끌어올리는 고가 월세 계약이 꽤 있다는 뜻이고, 평범한 세입자의 체감은 140만 원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1년에 1,680만 원입니다.

기준금액서울 평균 월세 166만 원의 비중
2026년 최저임금 월급(209시간)215만 6,880원77.0%
2026년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649만 4,738원25.6%
월세가 소득의 20%가 되려면월 830만 원 필요20.0%
월세가 소득의 25%가 되려면월 664만 원 필요25.0%
월세가 소득의 30%가 되려면월 554만 원 필요30.0%
(참고) 중위 월세 140만 원, 소득의 25%월 560만 원 필요25.0%

출처: 한국부동산원 2026년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서울 아파트 평균·중위 월세), 최저임금위원회(2026년 시급 10,320원), 보건복지부 2026년 기준 중위소득 고시. 소득 대비 비율은 월세만 계산한 것으로 보증금과 관리비는 제외돼 있어 실제 주거비 부담은 이보다 큽니다.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에서 임차가구가 소득 중 임대료로 내는 비율(RIR)은 2024년 전국 중위값 15.8%, 수도권 18.4%였습니다. 서울만 따로 보면 2023년 22.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주거 정책에서 통상 "부담 가능한 선"으로 쓰는 기준이 소득의 20~30%인데,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를 그 안에 넣으려면 월 554만~830만 원을 버는 가구여야 합니다. 월세 166만 원짜리 아파트가 평범한 집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서울 아파트 세입자가 이미 소득 중상위층이거나 그렇지 않다면 소득의 30%를 넘겨 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보증금이 따로 붙습니다.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의 평균 보증금은 2억 원 가까이 되고, 이 보증금을 대출로 마련했다면 그 이자까지 주거비입니다. 월세 50% 시대의 진짜 숫자는 166만 원이 아니라 '166만 원 + 보증금 이자 + 관리비'입니다.

5. 전세가 줄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다른 숫자들

거래량 하나로 전세 감소를 말하기는 부족하니,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숫자를 몇 개 더 놓겠습니다.

지표수치의미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아실, 6월 기준)1만 9,127건1년 전 2만 5,627건보다 25.4% 감소
서울 아파트 임대차 매물 전체(같은 기준)3만 5,960건1년 전보다 20% 감소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13개월 연속 감소2025년 9월 이후 매달 줄어 전세 자금줄 축소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1~5월)+3.58%같은 기간 기준 2015년 이후 11년 만의 최대 상승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상반기)+4.55%통계 작성 이후 상반기 기준 최고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4월 한 달)2만 2,021건전년 동월 대비 18.5% 감소, 월세는 11.3% 증가

출처: 아실(2026.6.12 기준, 머니투데이방송 보도), 금융권 전세대출 집계(아시아경제 2026.10.20),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파이낸셜뉴스 2026.7.3, 세계일보 2026.7.30), 국토교통부 4월 주택통계(헤럴드경제 2026.5.28).

매물은 줄고, 매물이 줄었으니 남은 전세의 가격은 오르고, 전세대출은 13개월째 줄어 그 가격을 감당할 자금줄도 가늘어졌습니다. 세 숫자가 한 방향입니다. 전세 거래 27.5% 감소는 세입자가 전세를 싫어하게 된 결과라기보다, 구할 수 있는 전세가 줄고 구해도 빌릴 돈이 줄어든 결과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서울 전체 주택(아파트·빌라·오피스텔 포함)으로 넓히면 월세 비중은 올해 1분기에 이미 70.5%였고, 비아파트만 보면 78.7%, 지방 비아파트는 87.8%입니다. 전세는 이미 서울 아파트에만 남아 있는 제도였고, 그 마지막 보루가 올해 절반 아래로 내려온 것입니다.

6. 세계의 세입자는 원래 월세를 낸다: 특이했던 것은 51%가 아니라 전세

여기서 한 번 시야를 바꿔 보겠습니다. 월세 비중 51%는 세계 기준으로 보면 놀라운 숫자가 아닙니다. 세계 어느 나라 세입자도 집값의 60~80%를 집주인에게 맡기고 매달 내는 돈 없이 사는 제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전세는 영어로도 'Jeonse'라고 그대로 씁니다. 번역할 단어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제도는 볼리비아의 '안티크레티코(anticrético)' 정도가 알려져 있을 뿐, 주요국 임대차 시장은 사실상 100% 월세입니다.

국가자가 점유율세입자의 임대 형태특징
스위스38.2%월세OECD 최저 자가율, 가구 과반이 세입자, 임차인 보호 강력
독일41.0%월세취득세 높고 주담대 이자 소득공제 없음, 사회임대 넓음
프랑스58.5%월세
한국58.0%(OECD) / 58.4%(주거실태조사)전세·월세 혼재임차 가구 38.0%, 서울 아파트 세입자의 49%가 아직 전세
미국65.3%월세
영국68.4%월세사회임대주택 비중 15% 이상
OECD 평균70.1%월세임차 가구 약 24%(2022년)

출처: OECD Affordable Housing Database·Society at a Glance 2024(2022년 기준, 머니투데이 2026.8.17 재인용), 국토교통부 2024년도 주거실태조사(자가 58.4%, 임차 38.0%, 무상 3.6%). 해외는 전세 제도가 없으므로 세입자는 사실상 전부 월세입니다. 독일의 제도 특징은 Kaas 외(2021, Journal of the European Economic Association) 분석을 참고했습니다.

독일과 스위스는 가구의 절반 이상이 평생 월세로 삽니다. 그런데 두 나라가 '주거 불안 국가'로 불리지는 않습니다. 임대료 인상 상한, 장기 계약, 정당한 사유 없는 퇴거 금지 같은 장치가 월세 가구를 보호하고, 세입자 평균 거주 기간도 깁니다. 반면 한국 임차가구의 평균 거주 기간은 2024년 기준 3.6년으로 자가 가구(11.5년)의 3분의 1입니다. 2년 계약에 한 번 갱신하면 끝나는 구조입니다. 전세는 이 짧은 거주 기간을 '목돈은 돌려받는다'는 안전감으로 버티게 해 준 제도였습니다. 월세 51% 시대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월세 자체가 아니라, 월세 국가들이 수십 년에 걸쳐 만든 보호 장치 없이 월세 비중만 먼저 그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이제 막 프랑스와 비슷한 임차 구조로 가는 길목에 들어섰습니다.

7. 월세 계약을 앞둔 분이 지금 확인할 숫자

월세 세액공제: 총급여 8,000만 원(종합소득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라면 연간 월세액 1,000만 원 한도로 15%,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7%를 세액에서 뺍니다. 월세 140만 원이면 연 1,000만 원 한도를 채우므로 최대 150만~170만 원이 돌아옵니다. 전입신고가 돼 있어야 하고, 계약서와 이체 내역이 증빙입니다.

임대차 신고: 보증금 6,000만 원 또는 월세 30만 원을 넘는 계약은 체결 30일 안에 신고해야 하며, 2025년 6월부터 미신고 과태료(최대 30만 원)가 실제로 부과됩니다.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됩니다.

보증금의 가격: 월세 계약의 보증금도 전세처럼 우선변제 대상입니다. 보증금이 크다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여부를 집주인 쪽과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관리비 포함 여부: 월세 비중이 높은 구일수록 관리비를 월세에 섞어 받는 계약이 늘고 있습니다. 월세 166만 원이 관리비 포함인지 별도인지에 따라 연 100만~200만 원이 달라집니다.

출처: 조세특례제한법 제95조의2(2024년 귀속분부터 적용 중인 기준),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주택 임대차 계약 신고제). 세액공제 요건은 연말정산 시점의 법령을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템휴의 정리

오늘의 숫자: 2026년 1~9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17만 2,027건 중 월세 8만 7,740건(51.0%).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1~9월 기준 첫 과반.

왜 51%인가: 월세 거래는 2.8% 줄었고 전세 거래가 27.5% 줄었습니다. 월세가 늘어서가 아니라 전세가 사라져서 올라간 비율입니다.

지도: 월세가 전세를 앞선 구 4곳 → 13곳. 종로 65.6%, 중랑 64.9%(월세 거래 +91.6%), 강남 54.0%. 양천은 42.1%로 전세 우위 유지.

금액: 평균 월세 166만 1,000원(+15.1%), 중위 140만 원(+16.7%). 소득의 25% 안에 넣으려면 월 664만 원이 필요합니다.

세계와 비교: 독일·스위스는 가구의 절반 이상이 월세. 특이한 것은 월세 51%가 아니라 전세라는 제도 쪽이었고, 다른 점은 월세 국가들이 가진 세입자 보호 장치의 두께입니다.

저는 이 51%를 '전세의 종말'로 읽기보다 '한국 임대차 시장이 세계 표준 쪽으로 이동하는 속도계'로 읽습니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1년에 7.3%포인트씩 움직이면 세입자의 자금 계획, 집주인의 세금 계산, 정부의 제도 설계가 모두 뒤따라가지 못합니다. 월세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내 소득에서 월세가 몇 %인지 한 번만 계산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그 숫자가 25%를 넘는다면 집의 크기나 위치가 아니라 계약 구조를 먼저 다시 보셔야 할 때입니다.

이상, 템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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