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템휴입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의 절반이 월세가 된 지금, 세입자가 계약서 앞에서 받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전세로 갈까,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낼까." 인터넷에는 "전세가 무조건 싸다"는 글과 "요즘은 월세가 낫다"는 글이 동시에 돌아다니는데, 둘 다 반만 맞습니다. 답은 금리와 세금과 보증금 크기에 따라 달라지고, 그 셋을 한 장에 올려놓고 계산해 본 글은 드뭅니다. 오늘은 같은 집을 전세, 반전세, 월세 세 가지로 계약했을 때 1년에 실제로 나가는 돈을 항목별로 두드려 보겠습니다. 눈에 보이는 월세와 이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기회비용과 보증료, 그리고 연말정산에서 돌아오는 돈까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금리에서 전세와 반전세는 월 5만 원 차이로 사실상 같고, 순수 월세만 월 15만 원쯤 비쌉니다. 왜 그런지가 오늘 글의 내용입니다.
1. 계산의 규칙: 여섯 가지 항목, 한 사람의 조건
비교 대상은 서울의 전용 84㎡ 아파트 한 채입니다. 전세 시세 6억 원, 이 집을 보증금 2억 원짜리 반전세나 보증금 1억 원짜리 월세로 바꿀 때의 월세는 서울 아파트 시장 전월세전환율 4.7%로 계산했습니다. 세입자는 총급여 6,000만 원의 무주택 직장인이고 수중에 현금 2억 원이 있습니다. 전세를 택하면 모자라는 4억 원을 전세대출로 빌립니다.
| 항목 | 적용 기준 | 출처 |
|---|---|---|
| 전세대출 금리 | 연 4.35% | 한국은행 8월 신규취급 가중평균 |
| 전월세전환율 | 연 4.7% | 국토교통부 실거래 기준 서울 아파트(5월) |
| 보증금의 기회비용 | 연 3.21% × (1-15.4%) = 2.72% | 8월 저축성수신금리, 이자소득세 차감 |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료 | 보증금의 연 0.115% | HUG 아파트·부채비율 80% 이하 요율 |
| 월세 세액공제 | 연 1,000만 원 한도의 15% | 총급여 5,500만 초과 8,000만 이하 구간 |
| 전세대출 원리금 소득공제 | 상환액의 40%, 연 400만 원 한도 × 한계세율 16.5% | 무주택 세대주·85㎡ 이하 요건 |
| 중개보수 | 서울 임대차 상한요율, 2년 계약이므로 절반만 연간 반영 | 월세는 보증금 + 월세×100으로 환산 |
| 관리비·이사비 | 세 경우 동일하므로 제외 |
출처: 한국은행 2026년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국토교통부 전월세전환율(2026.5),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율표, 조세특례제한법 제95조의2(월세 세액공제)·소득세법 제52조(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공제),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서울시 조례 요율. 한계세율 16.5%는 총급여 6,000만 원 근로자의 통상 과세표준 구간(15%+지방소득세)을 가정한 값입니다.
2. 1년 계산서: 전세 200만 원, 반전세 196만 원, 월세 211만 원
| 연간 비용(만 원) | 전세 6억 (현금 2억 + 대출 4억) | 반전세 (보증금 2억 + 월 157만) | 월세 (보증금 1억 + 월 196만) |
|---|---|---|---|
| ① 대출 이자 또는 월세 | 1,740 | 1,880 | 2,350 |
| ② 세금 혜택(-) | -66 원리금 소득공제 400만 × 16.5% | -150 세액공제 1,000만 × 15% | -150 세액공제 1,000만 × 15% |
| ③ 내 돈의 기회비용 | 543 2억 × 2.72% | 543 2억 × 2.72% | 272 1억 × 2.72% |
| ④ 반환보증료 | 69 | 23 | 12 |
| ⑤ 중개보수(연 환산) | 120 6억 × 0.4% ÷ 2 | 54 환산 3.57억 × 0.3% ÷ 2 | 44 환산 2.96억 × 0.3% ÷ 2 |
| 연간 실질 주거비 | 2,406 | 2,350 | 2,527 |
| 월 환산 | 200.5만 원 | 195.8만 원 | 210.6만 원 |
| 집주인에게 맡긴 돈(위험 노출) | 6억 원 | 2억 원 | 1억 원 |
계산: 반전세 월세 = (6억 - 2억) × 4.7% ÷ 12 = 156만 7,000원, 월세 = (6억 - 1억) × 4.7% ÷ 12 = 195만 8,000원. 전세대출은 이자만 상환하는 만기일시 방식을 가정해 원리금 상환액 = 이자 1,740만 원, 공제 대상 40%인 696만 원이 한도 400만 원에 걸립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면 월세 세액공제율이 17%가 되어 반전세 194.1만 원, 월세 208.9만 원으로 각각 약 2만 원 내려갑니다.
세 숫자가 거의 붙어 있다는 것이 첫 번째 발견입니다. 전세와 반전세의 차이는 월 4만 7,000원이고, 방향은 반전세가 싼 쪽입니다. "전세가 월세보다 싸다"는 상식은 전세대출 금리가 전환율보다 한참 낮을 때 성립하는 명제인데, 지금은 4.35%와 4.7%로 0.35%포인트 차이밖에 안 납니다. 그 작은 이자 우위를 세액공제가 뒤집습니다. 전세대출 이자 1,740만 원을 내고 돌려받는 세금은 66만 원인데, 반전세 월세 1,880만 원을 내고 돌려받는 세금은 150만 원입니다. 전세대출 소득공제는 '소득'에서 400만 원을 빼 주는 것이라 세율을 곱한 만큼만 돌아오고, 월세 세액공제는 '세금'에서 150만 원을 직접 빼 주기 때문입니다. 같은 1,000만 원이라도 공제의 종류가 다르면 돌아오는 돈이 두 배 넘게 차이 납니다.
두 번째 발견은 보증금 크기가 비용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전세와 반전세는 둘 다 내 돈 2억 원을 묶어 두므로 기회비용이 같고, 차이는 4억 원을 은행에서 빌려 이자를 내느냐, 집주인에게 월세로 내느냐뿐입니다. 즉 지금의 선택은 "은행에 4.35%를 낼 것인가, 집주인에게 4.7%를 낼 것인가"의 문제이고, 그 0.35%포인트를 세액공제가 메우고도 남는 구조입니다.
3. 순수 월세만 비싼 이유: 연 1,000만 원이라는 벽
그렇다면 보증금을 1억 원으로 더 줄인 월세는 왜 월 15만 원 비싸질까요. 기회비용은 오히려 271만 원 줄었는데 말입니다. 범인은 세액공제 한도입니다. 월세 세액공제는 연 1,000만 원까지만 인정합니다. 월 83만 3,000원이 넘는 월세는 그 초과분에 대해 아무 혜택이 없습니다. 반전세 157만 원이나 월세 196만 원이나 돌려받는 세금은 똑같이 150만 원인데, 내는 월세는 연 470만 원 차이가 납니다.
| 월세 | 연간 월세 | 공제 대상 | 돌려받는 세금(15%) | 실효 공제율 |
|---|---|---|---|---|
| 50만 원 | 600만 원 | 600만 원 | 90만 원 | 15.0% |
| 83만 원 | 1,000만 원 | 1,000만 원 | 150만 원 | 15.0% |
| 120만 원 | 1,440만 원 | 1,000만 원 | 150만 원 | 10.4% |
| 157만 원 | 1,880만 원 | 1,000만 원 | 150만 원 | 8.0% |
| 196만 원 | 2,350만 원 | 1,000만 원 | 150만 원 | 6.4% |
출처: 조세특례제한법 제95조의2. 한도는 2024년 귀속분부터 75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랐고, 정부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2027년부터 1,200만 원으로 올리는 내용이 담겨 있으나 11월 국회 심의를 거쳐야 확정됩니다(매일신문 2026.10.10).
이 표가 말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세액공제가 설계된 월세 수준은 월 83만 원까지이고,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166만 원은 그 두 배입니다. 서울 아파트 세입자에게 월세 세액공제의 실효 공제율은 15%가 아니라 7~8%입니다.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올릴수록 세금 혜택 없이 전환율 4.7%를 고스란히 내는 구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보증금은 '세액공제 한도를 꽉 채우는 선'까지만 줄이는 것이 계산상 유리합니다. 월세를 83만 원에 맞추려면 이 집의 경우 보증금이 약 3억 9,000만 원이어야 하는데, 그만한 현금이 없다면 반전세 2억 원이 현실적인 최적점입니다.
4. 금리가 바뀌면 답이 바뀐다: 전세가 다시 싸지는 조건
위 결론은 오늘의 금리에서만 맞습니다. 전세대출 금리와 전월세전환율이 움직이면 저울은 바로 기웁니다. 같은 집, 같은 세입자로 두 금리를 바꿔 가며 "전세 월 비용 - 반전세 월 비용"을 계산했습니다. 양수면 전세가 비싸고, 음수면 전세가 쌉니다.
| 전세대출 금리 \ 전환율 | 4.0% | 4.7% (현재) | 5.0% (법정 상한) |
|---|---|---|---|
| 3.0% (2021년 수준) | -16.7만 원 | -40.3만 원 | -50.4만 원 |
| 3.5% | 0원 | -23.6만 원 | -33.8만 원 |
| 4.35% (현재) | +28.3만 원 | +4.7만 원 | -5.4만 원 |
| 5.0% | +50.0만 원 | +26.4만 원 | +16.2만 원 |
계산: 전세 6억(현금 2억 + 대출 4억) 월 실질비용에서 반전세(보증금 2억) 월 실질비용을 뺀 값. 기회비용·보증료·중개보수·세금 혜택은 본문 규칙과 동일하게 반영. 2021년 전세대출 금리는 당시 은행 신규취급 평균 2%대 후반~3%대 초반을 단순화한 값입니다.
2021년처럼 전세대출을 3%에 빌릴 수 있었다면 전세가 월 40만 원 쌌습니다. 1년이면 480만 원이니 세입자가 대출을 끼고서라도 전세를 고집한 것은 합리적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우위가 월 5만 원 역전됐고, 집주인이 법정 상한인 5.0%를 다 받겠다고 하면 다시 전세가 월 5만 원 싸집니다. 바꿔 말하면 지금은 전세와 월세 사이의 가격 차이가 금리 0.3~0.5%포인트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균형 구간'입니다. 이 구간에서는 돈의 차이보다 다음 항목의 차이가 선택을 결정해야 합니다.
5. 계산서에 없는 것: 6억과 2억의 차이
표의 맨 아랫줄, '집주인에게 맡긴 돈'이 숫자로는 비용이 아니지만 실제로는 가장 큰 항목입니다. 전세는 6억 원을, 반전세는 2억 원을 집주인에게 맡깁니다. 반환보증에 가입하면 보증금을 떼일 위험은 막을 수 있지만, 보증 가입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HUG는 전세가율(보증금이 주택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기준을 넘으면 가입을 받지 않고, 아파트가 아닌 주택은 공시가격 기준이 더 보수적입니다. 가입이 안 되는 집의 6억 원 전세는 보증료 69만 원이 아니라 '6억 원을 걸고 하는 계약'입니다. 2022년 이후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된 사람이 4만 명을 넘었고 대부분 비아파트였다는 사실은, 아파트 세입자에게도 보증금 크기 자체가 비용이라는 것을 보여 줍니다.
갱신 때의 상승폭도 다릅니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갱신하면 집주인은 5%까지만 올릴 수 있는데, 5%의 기준이 전세는 보증금이고 월세는 월세액입니다. 전세 6억 원의 5%는 3,000만 원, 반전세 월 157만 원의 5%는 월 7만 8,000원(연 94만 원)입니다. 2년 뒤 3,000만 원을 더 구해야 하는 것과 월 8만 원을 더 내는 것은 같은 5%여도 체감이 다릅니다. 전세는 갱신 때마다 대출 증액 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고, 그 사이 보증비율이나 DSR 규정이 바뀌면 같은 은행에서 같은 금액이 안 나올 수 있습니다. 반면 월세 세입자는 월세가 오르면 세액공제 한도 1,000만 원을 이미 넘긴 상태라 오른 만큼이 그대로 비용입니다. 전세는 '목돈 위험', 월세는 '매달 위험'을 지는 셈입니다.
6. 매매는 왜 비교에 넣지 않았나
"그 돈이면 사는 게 낫지 않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데, 서울 아파트는 비교표에 올리기 어려운 숫자입니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올해 5월 13억 2,980만 원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15억 원 이하 주택에 최대 6억 원까지만 나오므로, 평균적인 집을 사려면 현금이 7억 원 넘게 있어야 합니다. 현금 2억 원인 세입자에게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설령 6억 원을 빌린다 해도 주택담보대출 금리 4.66%로 이자만 월 233만 원, 여기에 취득세와 재산세, 관리비가 붙어 전세 200만 원보다 비쌉니다. 매매는 주거비 비교가 아니라 자산 가격 전망의 문제이고, 그것은 다른 글의 주제입니다.
7. 계약서 서명 전 7가지
1. 내 월세의 실효 공제율을 먼저 계산: 연 월세가 1,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은 공제가 없습니다. 보증금을 더 줄여 월세를 올리는 것은 세금 측면에서 손해입니다.
2. 전세대출 금리와 전환율 비교: 전세대출 금리가 집주인이 제시한 전환율보다 0.5%포인트 이상 낮으면 전세, 비슷하면 반전세가 유리합니다. 은행 금리는 보증비율과 무주택 여부에 따라 다르니 실제 견적으로 비교하세요.
3.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를 계약 전에: HUG '안심전세' 앱에서 해당 주택의 가입 가능 금액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가입이 안 되는 금액의 전세는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섞는 것이 안전합니다. 가입은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에 해야 합니다.
4.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잔금 당일: 대항력은 전입 다음 날 0시부터 생깁니다. 임대차 신고(보증금 6,000만 원 또는 월세 30만 원 초과)를 하면 확정일자는 자동 부여됩니다.
5. 전환율 상한 5.0%: 계약 중 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 집주인이 적용할 수 있는 상한은 기준금리 3.0% + 2%p입니다. 보증금 1억 원 감액당 월세 41만 6,000원이 최대입니다.
6. 갱신청구는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이 기간을 놓치면 청구권을 쓸 수 없습니다.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기록을 남기세요.
7. 세액공제 서류는 지금부터: 임대차계약서 사본, 월세 이체 내역, 주민등록등본이면 됩니다. 집주인 동의는 필요 없고, 놓쳤다면 5년 안에 경정청구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템휴의 정리
계산 결과: 전세 6억 월 200.5만 원, 반전세(보증금 2억) 195.8만 원, 월세(보증금 1억) 210.6만 원. 전세와 반전세는 월 5만 원 차이로 사실상 동률.
이유: 전세대출 4.35% vs 전환율 4.7%의 차이 0.35%p를 월세 세액공제(세금에서 150만 원 직접 차감)가 뒤집었습니다. 전세대출 소득공제는 66만 원에 그칩니다.
순수 월세의 함정: 세액공제 한도 연 1,000만 원(월 83만 원). 서울 평균 월세 166만 원에서 실효 공제율은 7~8%. 보증금은 한도를 채우는 선까지만 줄이는 것이 유리합니다.
금리 민감도: 전세대출 3%면 전세가 월 40만 원 싸고, 5%면 월 26만 원 비쌉니다. 지금은 균형 구간이므로 돈보다 위험(보증금 6억 vs 2억)으로 결정해야 합니다.
갱신 5%의 차이: 전세 6억의 5%는 3,000만 원, 반전세 월 157만 원의 5%는 월 7만 8,000원. 전세는 목돈 위험, 월세는 매달 위험입니다.
전세냐 월세냐는 더 이상 "어느 쪽이 싸냐"로 답이 나오는 질문이 아닙니다. 지금 금리에서는 둘의 가격이 같고, 남는 질문은 "6억 원을 집주인에게 맡길 만큼 그 집과 그 집주인을 믿는가"입니다. 믿을 근거가 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와 등기부등본에 있다면 전세도 괜찮은 선택이고, 그 근거가 없다면 월 5만 원을 더 내고 4억 원의 위험을 은행에 넘기는 반전세가 합리적입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이 글의 표에 본인 숫자를 넣어 한 번만 다시 계산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금리 0.3%포인트, 보증금 1억 원이 답을 바꾸는 구간에 우리는 지금 서 있습니다.
이상, 템휴 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