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천재들의 5조 원짜리 오만과 파산 (LTCM 사태)

인류 역사상 가장 똑똑한 노벨상 수상 천재 수학자들이 모여 "우리의 슈퍼컴퓨터 공식은 시장을 100% 통제할 수 있다"고 자만했다가, 불곰국(러시아)의 "나라 빚 안 갚아!(배째라)"라는 뜬금없는 주먹 한 방에 5조 원을 날리고 전 세계 경제를 파산시킬 뻔한 레전드 대참사입니다.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사태를 다루었습니다.

(1997년 노벨 경제학상 시상식. 마이런 숄즈와 로버트 머튼이 환호 속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뒤로는 그들이 만든 '파생상품 가격 결정 공식(블랙-숄즈 방정식)'이 황금빛으로 빛난다.)

천재 교수들: "하하하! 이 완벽한 미적분 공식 하나면 주식 시장의 모든 위험을 소수점 단위까지 정확히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금융의 신(God)입니다!!"

(이 천재들이 월스트리트에 'LTCM(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이라는 드림팀 펀드를 차린다. 슈퍼컴퓨터가 돌아가고, "무위험 100% 수익"이라는 소문에 월가의 큰손들이 참여함)

월가 큰손들: "노벨상 천재들의 슈퍼컴퓨터라고?! 절대 돈을 잃을 리가 없지!! 우리 은행 돈 다 가져다 써!! 레버리지(대출) 100배 당겨줄 테니까 무조건 굴려!!"

천재 교수들: "사람들은 우리가 스팀롤러 앞에서 푼돈을 줍는 짓을 한다고 비웃지. 하지만 우리는 이 롤러가 1초에 몇 mm를 움직이는지 완벽한 수학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절대 깔릴 일은 없어!"

(1998년 8월, 화려한 파티 중 비상벨이 울린다. 슈퍼컴퓨터 화면에 기하학적인 에러가 발생한다.)

천재 교수들: "뭐... 뭐야?! 컴퓨터가 계산한 채권 가격의 스프레드가 왜 갑자기 미친 듯이 벌어지는 거야!! 우리 공식에 따르면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우주가 두 번 멸망할 확률보다 낮다고!!"

(오류의 원인은 바로 '러시아'가 "우린 나라 빚 안 갚아!(모라토리엄)"라며 깽판을 친 것이었다.)

불곰국 (러시아): "크롸아아!! 뭐 이율? 신용? 그딴 거 몰라!! 오늘부터 우리 러시아는 돈 없다!! 배 째라!! 모라토리엄(지불 유예) 선언!!!"

(러시아의 뜬금없는 디폴트에 전 세계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져 안전 자산으로 피신)

천재 교수들: "아아악!! 한 국가가 갑자기 빚을 안 갚고 깽판을 치다니?! 사람들은 왜 싸진 러시아 채권을 안 사고 미친 듯이 달러만 사는 거야!! 우리 컴퓨터 모델에는 '국가의 막장 짓'과 '인간의 공포' 변수가 없단 말이야!!"

천재 교수들: "살려주세요... 남의 돈 100배를 끌어다 쓴 바람에 손실이 100배로 증폭됐어... 불과 며칠 만에 5조 원(46억 달러)이 허공으로 날아갔어... 파산이다..."

템휴: "이것이 경제학의 가장 치명적인 한계, '블랙 스완(Black Swan)'입니다. 과거의 통계와 정규 분포만으로는, 평생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극단적이고 비이성적인 변수'를 절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결국 이들의 파산이 전 세계 은행들의 연쇄 부도로 이어질 뻔하자, 미국 중앙은행(연준)이 눈물을 머금고 구제금융(돈다발)을 투하)

템휴 (내레이션): "가장 효율적인 시장을 부르짖던 천재들은, 결국 가장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정부의 강제 구제금융'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달고서야 간신히 목숨을 건졌습니다."

템휴 (내레이션): "투자란 불확실성과의 겸손한 싸움입니다. 내 분석이 무조건 100% 맞다며 과도한 레버리지를 끌어다 쓰는 순간, 시장은 당신이 상상조차 못 한 방법으로 당신의 오만을 잔인하게 심판할 것입니다."

📖 [실화 비하인드 스토리 해설] 5조 원을 날린 천재들의 오만, LTCM 사태

1994년,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트레이더 '존 메리웨더'는 당대 최고의 석학들을 모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합니다. 이 팀의 핵심은 바로 파생상품 가격 결정 공식(블랙-숄즈 모형)을 완성해 훗날 199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되는 마이런 숄즈와 로버트 머튼이었습니다.

[그들의 투자 방식: 슈퍼컴퓨터와 차익 거래] 그들은 인간의 감정을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오로지 슈퍼컴퓨터의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전 세계 채권 가격 간의 '미세한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 벌어지면 결국 원래의 좁은 격차로 돌아온다는 통계적 확률에 베팅했습니다. 이 차이는 너무 작아서 이익이 적었지만, 그들은 "수학적으로 무위험에 가깝다"고 확신하며 자기 자본의 30배에서 최대 100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레버리지(대출)를 끌어다 투자했습니다. 설립 후 4년 동안 연 40%가 넘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올리며 그들은 월가의 신으로 군림했습니다.

슈퍼컴퓨터의 논리대로라면 싼 이머징 채권을 사고 비싼 안전 자산을 팔아야 했지만, 패닉에 빠진 인간들은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싸진 채권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직 안전한 미국 국채만 미친 듯이 사들였습니다. 스프레드(가격 차이)는 좁혀지기는커녕 역사상 유례없이 넓어졌습니다.

[파멸과 정부의 굴욕적 구제] 레버리지가 워낙 컸기 때문에 미세한 가격 변동은 수조 원의 빚으로 돌아왔습니다. LTCM은 불과 몇 주 만에 46억 달러(약 5조 원 이상)를 날리며 깡통을 찼습니다. 문제는 LTCM에 돈을 빌려준 은행이 전 세계 수십 개에 달했기 때문에, LTCM이 망하면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전체가 도미노처럼 붕괴할 위기였다는 것입니다. 결국 미국 중앙은행(연준)이 나서서 시중 은행들을 압박해 36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촌극을 벌인 끝에야 세계 경제의 멸망을 간신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아무리 정교한 수학 모델도 극단적인 위기 앞에서의 인간의 공포와 비이성적 행동(블랙 스완)을 계산할 수는 없다"는 것을 증명한, 현대 금융사에서 가장 뼈아프고 유명한 팩트 폭격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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